대통령은 ‘힘에 의한 평화’를 천명했고 북한 역시 남북 관계를 민족 관계가 아닌 국가 간 관계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남북한의 대립은 가속화됐다. 남북을 연결하는 경의선과 동해선 비무장지대 일대 구간이 폭파됐고, 오물을 매단 풍선과 비방하는 전단지가 서로 간에 오갔다. 끊어진 길 위에는 미움과 폭력만이 남았다. 남북한 어디에서도 평화를 말하지 않았고 언제였는지 모를 평화를 기억하는 이도 없었다. ‘용서’와 ‘화해’의 가치를 좇는 그리스도인들은 평화가 사라진 지금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우리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평화에 대해 침묵해야 할까.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는 11월 15일 주교좌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2024 한반도평화나눔포럼을 열고 교회의 평화 인식을 진단하고, 평화에 대한 희망을 되찾는 자리를 마련했다. ■ 한국교회, 평화 여정에 어떻게 동행했나? ‘한반도 갈등 해소를 위한 교회의 인식’ 세션에서는 한반도 평화 증진이라는 교회적 소명을 실천하기 위해서 ‘어떻게 관찰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는지’를 교회 언론이라는 통로를 통해 살펴봤다. 연구자들은 가톨릭신문과 가톨릭평화신문에서 북한을 보도한 전체 기사에 대해 총 50개의 토픽을 추출해 잠재적 디리클레 할당(LDA·문서 텍스트에 단어들이 어떻게 사용(분포)돼 있는지를 관찰해 문서 내 숨어있는 주제 찾아내는 기법) 분석을 수행했다. 북한 관련 보도에서 유의미한 차이는 2010년 이후로 두드러졌다. 남북관계가 급격하게 냉각되면서 교회 언론에서도 북한 문제에 대한 실천 차원의 교회적 관심이 줄어들고 관찰 차원의 교회적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 문제를 판단하는데 있어서 가장 크게 강조되는 것은 ‘교회의 가르침’과 ‘양심’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자들은 “교회가 북한 문제를 판단하고 평가하는데 있어서 신앙인의 사명과 의무를 강조하는 데만 집중하기보다는 인간의 본성(양심)에 호소하는 정서적인 접근을 좀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한 “평화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제한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을 개선하고 정의, 발전, 사랑, 연대의 가치를 함께 생각하며 나아가야 한다”고 평가했다. 가톨릭 사제가 바라보는 통일과 교회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교회와 신자들을 잇는 가교로서 성직자의 역할이 유의미하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사제 460명을 대상으로 평화와 통일, 북한에 대한 인식, 정치와 종교의 관계에 대한 태도를 조사했다. 통일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사제의 81.5%는 “통일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일반 국민(43%)보다 두 배가량 높은 수치다. “북한에 대해 협력대상으로 인식한다”는 답변도 89.3%로 일반 국민(56.3%), 천주교 신자(58.9%)보다 높았다. “신자들에게 한반도 문제에 대해 얼마나 자주 언급하느냐”는 질문에는 “가끔 언급한다”가 56.5%, “그다지 언급하지 않는다”가 29.6%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언급하는 상황은 ‘미사 중 강론’이 81.5%로 가장 많았다. “그다지 언급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제들을 대상으로 이유를 물은 결과 “교우들이 싫어하기 때문에(공동체 분란 우려)”가 45.7%로 가장 높았다. 연구자들은 “사제들의 경우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실제 남북관계의 미래에 대한 응답에서는 사제와 일반 국민, 천주교 신자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다”며 “이는 당위적 차원에서 통일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사제들 사이에서도 구체적인 통일의 모습에 대해서는 일반 국민들 이상의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평화 위한 교회 역할 모색 북한 문제 판단과 평가 위해서는 신앙인 사명·의무 강조보다 양심에 호소하는 정서적 접근 필요 남북 간 대면 대화 중요성도 강조 ■ 평화를 향했던 여정 독일의 평신도 평화 신학자 유스튼 호븐 박사는 ‘독일 통일의 전제조건으로서의 화해와 가톨릭교회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그 중심에는 평화를 위한 기도가 있었다. 독일이 분단됐던 1980년대 당시 동독 내 복음주의 교회는 기도와 평화 행동을 시작했다. 1982년부터 월요일마다 정기적으로 기도가 계속됐고 복음주의 교회 목사들은 반체제 단체에 속한 사람들을 초대하기 시작했다. 1989년 여름에 이르러 시위 군중의 숫자는 크게 늘어나, 수십만이 됐다. 이 평화 기도는 나라 전역으로 퍼졌고 독일 통일의 단초가 됐다. 유스튼 호븐 박사는 “독일 통일 과정에서 신자 개개인은 기도 활동을 시작해 이전의 반대 세력들에게 다가갔고 정치인은 화해의 필요성에 대한 자신의 확신을 정치적 영역으로 가져가 민족들 간의 미움을 극복하고 공동의 미래를 건설하고자 했다”며 “가톨릭 주교들과 교황도 나서서 역사적인 적개심을 마주하고 평화의 미래를 위한 가교를 놓는 일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반도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오래된 분노는 언제든지 되살아날 수 있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악용될 수 있음을 지적한 유스튼 호븐 박사는 “그리스도인들은 사회에 끊임없이 이를 상기시키고 새로운 화해 행동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1968년 설립된 ‘산 에지디오’ 공동체는 소외지역에 관심을 두고 전 세계 70여 개 나라에서 활동하는 가톨릭국제구호단체다. 산 에지디오의 프란치오니 박사는 ‘위기 시나리오 속 산 에지디오 공동체의 경험’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산 에지디오의 평화를 위한 노력을 ‘분쟁의 조정’, ‘사회 내 평화의 문화 촉진’, ‘아시시의 정신과 종교 간의 대화’로 정리했다. 그는 “한 국가 내부의 무력 분쟁 해결을 인접국들로 구성된 지역적 기구에 맡겨버리는 것이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며 “이들 인접국들 모두는 각각 이해관계가 있고 분쟁 국가에 의해 중립적으로 인식될 수 없다는 위험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한 도덕적, 영적 인간의 힘을 통해 직접 만나 대화를 시작하는 것, 바로 우정-대화-유연성이 산 에지디오의 평화 창설 노력의 핵심 단어”라고 덧붙였다. 2011년부터 북한 당국과 인도적 협력 및 대화 노력을 시작한 산 에지디오 공동체의 경험을 설명하며 프란치오니 박사가 평화를 향한 여정에서 강조하는 것은 ‘대화’다. 프란치오니 박사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분열 때문에 그리스도교인들이 나라 전체를 고립시키고 있는 벽들을 무너뜨리기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신앙의 힘으로 문을 열고 다리를 놓고 희망이 자라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름을 불편해하는 공동체는 끼리끼리 어울리게 마련이다. 그 폐쇄성은 어쩌면 ‘열린 교회 닫힘’이라는 농담처럼 교회의 현실이기도 하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에서 2023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2000여 명 응답자 중 33.1%가 교회에서 가장 변해야 하는 문화 중 하나로 ‘신자들 간 끼리끼리 문화’를 꼽았다. 서울대교구 수유동본당(주임 장광재 요아킴 신부)에는 그 닫힌 분위기를 유쾌하게 깨뜨리는 청년 공동체가 있다. 다양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세대답게 장애, 국적, 신앙, 나이 등 상관없이 누구나 환영하는 청년 공동체 ‘종들의 종’(단장 신명덕 에스텔·지도 신웅 바오로 신부)이다. 다름을 포용할 줄 아는 것만큼 청년다운 열린 감수성은 없지 않을까. 그 감수성을 간직한 단원들은 아무런 불편함 없이 돈독한 친교를 나누고 있었다. 국적·장애·나이 등 장벽 넘어 다양한 청년들 어우러지는 공동체 성경 공부·묵상 나눔으로 믿음 다져 “고유성 포용받는 기쁨 커” ■ 종들의 종 “열린 감수성을 지닌 청년들에게, 성당마저 갈등을 피해 끼리끼리 모이는 공간이 되면 안 되잖아요. 우리가 결국 하나라는 기쁨을 안겨주는 공동체가, 성당에서일수록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갈수록 다양한 사회 구성원이 어우러져 사는 다문화 시대다. 그만큼 갈등의 소지가 되는 것들도 많아지고 있다. 부주임 신웅 신부는 바로 이러한 사목적 문제의식에서 2023년 11월 종들의 종을 창단했다. 그해 9월 본당에 부임한 지 2달 만이었다. 학력, 소득, 세대, 장애·비장애, 인종, 종교 등 사회적 갈등들을 경험하는 서로 다른 청년들이 조건 없이 함께하며, 두루 품으시는 하느님 사랑을 깨닫고 실천할 수 있게 이끌어주려는 진심이었다. 20대부터 40대까지 26명 단원 중에는 장애를 지닌 청년들, 한국어 소통이 어렵고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도 있다. 신앙이 없어도 종들의 종부터 들어와 교리교육을 받게 된 청년도 8명이나 된다. 단원들은 매 주일 청년미사(오후 6시) 전 다 같이 모여 성경을 함께 읽고 기도를 봉헌한다. 첫째 주는 미사 1시간 전 모여 묵주 기도를 바친다. 둘째 주와 넷째 주는 2시간 전 모여 신 신부와 함께 성경 공부를 하고 이어 나눔의 시간을 갖는다. 셋째 주에는 단원들이 각자 작은 정성을 모아, 청년미사에 참례하는 모든 신자를 위해 말씀 사탕과 함께 선물을 준비한다. 올해 3월(성 요셉 성월)에는 성가정상 키링을, 6월(예수 성심 성월)에는 예수 성심 그림 편지지를, 10월(묵주 기도 성월)에는 참례자 모두를 위해 봉헌 초 140개를 만들어 봉헌했다. 단원들이 돈독한 친교를 맺는 핵심은 무엇보다도 신앙의 근본인 성경을 다 같이 읽고 그 배경을 함께 공부하며, 묵상한 내용을 서로 나누는 데 있다. 말씀을 따라 살고자 노력할수록 그리스도교 가르침의 핵심인 ‘조건 없는 사랑’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1년 두 차례 떠나는 피정은 서로 사랑과 용기를 심어 주는 장이 된다. 그 안에서 싹트는 마음은 “우리는 하느님의 종이면서 서로를 섬기는 종이기도 해”라는 사랑이다. 그렇기에 종들의 종은 단체에서 직함을 가진 청년들 위주로 움직이지 않는 평등함이 매력이다. 신앙 지식이 적은 예비 신자도,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도 상관없이 모든 단원이 같은 발언권으로 의논하고 공동체를 함께 움직인다. 신명덕 단장은 “누구에게나 부족함이 있고,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 부족함을 서로 채워줄 수 있다는 사실을 청년들은 이미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 구별 없이 품는 하느님 “나를 있는 그대로 품으시는 하느님의 숨결이 단원들 덕에 와닿아요.” 황은규(그라시아) 씨에게 청각 장애 3급이라는 ‘개성’은 종들의 종 활동에 아무런 장벽이 되지 않는다. 종들의 종 총무로 소임하는 그는 “편견 없이 나를 믿어주는 단원들 덕분에 단체 활동에도 신앙생활에도 더욱 열심해진다”고 고백했다. 황 씨가 요즘 고백하는 통찰은 “어쩌면 내가 가진 ‘특별함’은 내가 하느님 안에서 나와 다른 청년들과 친교를 맺는 문이 될 수 있겠다”는 묵상이다. 이렇듯 다름이 아무런 장벽이 되지 않는 종들의 종만의 조건 없는 사랑 때문에 단원들은 매 주일 청년미사 전 모임을 손꼽아 기다린다. 단원들은 “구별 없이 품으시는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서로가 서로에게 보여주기 때문인 것 같다”고 한목소리를 모은다. 누구나 특정 기준에서는 소수자가 되기 마련임을 알기에 단원들은 묵상 나눔 시간이면 서로 자신감을 갖도록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다름 때문에 소극적이었던 장애인 단원들도 종들의 종에 들어오자 모두 활발해지고 취직에도 성공했다. 신 단장은 “회식 때 ‘첫 월급을 탄 기념으로 제가 한턱냅니다’ 하던 한 친구의 꽃다발 같은 미소가 지금도 눈에 선하다”며 웃었다. 개신교 신자였다가 가톨릭교회로 입교를 준비 중인 조성재 씨는 “함께 성경 나눔, 묵주 기도를 하는 것만으로도 사랑을 실천할 기회가 주어지니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랑을 실천하는 기회는 삶에서 많지 않으니 종들의 종이 존재가 더욱 값진 것 아니겠느냐”면서 조 씨는 묵주를 들어보였다. ■ 너와 나의 고유성을 위하여 다름을 존중하기는커녕 배려조차 피곤하게 여기는 사회에서 종들의 종은 어떤 답을 던져줄 수 있을까. 이탈리아인 단원 에스텔 주앙(Esther Joao) 씨는 “‘너’와 ‘나’의 고유성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주앙 씨는 피부색이 검고 한국어 소통이 어렵지만 “벽을 넘어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치신 그리스도 말씀대로 포용하고 또 포용받는 기쁨이 무진장하다”며 웃었다. 브라질에서 온 마리아 빅토리아(Maria Victoria) 씨가 종들의 종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다름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대해주는 편안한 분위기다. 빅토리아 씨는 “브라질에서는 한국과 달리 다 함께 성체조배를 자주 하는데, 한국 청년들도 다 같이 해봐도 좋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이렇듯 다름은 단원들의 친교에 장벽이 아니라 다리로 역할하고 있다. 예비신자 진연욱 씨는 통신교리를 이미 마쳤음에도 자청해서 종들의 종에서 교리교육을 다시 받고 있다. 진 씨는 “다른 성당에서 세례를 받을 수 있지만, 본당에서 단원들이 축하해 주는 가운데서 입교하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진 씨는 ‘아우구스티노’를 세례명으로 할 것을 고민 중이다. “존재론적으로 깊은 고찰을 했던 성인의 면모가 너와 참 닮은 것 같아”라며 단원들이 추천해 줬기 때문이다. 그는 “모로 가든 내가 하느님을 만난 건 여러분 덕분인 건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씽긋 웃었다. 신 신부는 “이렇듯 ‘다름 안에서의 함께’라는 가치에 목마른 청년들 갈망에 귀 기울이고 그 여정을 동반한다면, 지금도 길 잃고 헤매는 수많은 청년이 가톨릭교회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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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자 카를로 아쿠티스 유해 한국교회에 전달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이하 WYD)를 앞두고 밀레니얼 세대 첫 복자로 내년 시성이 예정된 카를로 아쿠티스(Carlo Acutis, 1991~2006)의 유해가 한국교회에 전달됐다. 11월 15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교구장 접견실에서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파리 외방 전교회 윌 콘퀘르(Will Conquer) 신부로부터 복자의 1차 유해인 머리카락 16점과 유해 증명서를 받았다.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의 삶과 신앙을 기록한 책 「A Millennial in Paradise: Carlo Acutis」의 저자이기도 한 윌 신부는 복자의 삶과 신앙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서울대교구에 유해 기증을 제안했다. 이에 교구는 서울 WYD를 염두에 두고 한국교회 전 교구에 유해가 전달될 수 있을지 가능성을 타진했고, 윌 신부 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주교회의와도 협의가 이뤄져 16점이 오게 됐다. 유해는 11월 18일 제주교구를 시작으로 전국 각 교구에 전달될 예정이다. 서울대교구는 아쿠티스가 성인품을 받는 2025년 희년에 명동 WYD 조직위원회 센터 내 경당에 유해를 모셔 청년들과 신자들이 성인을 공적으로 공경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복자는 리스본 세계청년대회 수호성인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날 유해 전달식에서 정순택 대주교는 인터넷을 통한 선교에 앞장섰던 복자의 삶을 밝히며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에서도 선교하는 시노드 교회가 되기 위해 디지털 환경을 더 복음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많이 나왔다”면서 “WYD를 준비하는 한국의 젊은이들도 복음 선포의 장으로 인터넷을 활용하기 위해 많이 고민해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윌 신부는 “한국을 찾아온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를 더 많이 알아가면서 생전에 복자가 보여준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열렬한 사랑의 마음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밀레니얼 세대 첫 성인이 될 카를로 아쿠티스는 2025년 희년에 시성될 예정인 카를로 아쿠티스(1991~2006) 복자는 밀레니얼 세대 최초의 성인으로 2006년 불과 15세 나이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이탈리아 청소년이다. 성체 기적과 성모 발현을 다룬 데이터베이스와 가상 전시를 제작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가톨릭교회는 이를 통해 현대와 연결되는 새로운 성인의 이미지를 제시하고 있다. 시성은 고인의 신앙적 삶을 검증하고 두 가지 기적을 확인하는 복잡한 과정을 요구한다. 아쿠티스의 첫 번째 기적은 2013년, 췌장 장애로 고체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던 브라질 소년이 그의 중재 기도를 통해 치유된 사례다. 두 번째 기적은 2022년에 일어났다. 코스타리카의 학생이 심각한 머리 부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어머니가 아쿠티스에게 기도한 뒤 회복됐다. 아쿠티스는 현대의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보통 사람’이다. 스마트폰과 비디오 게임을 즐기며 구글에서 정보를 검색했다. 그의 이야기는 「스니커즈를 신은 성인」, 「하느님의 컴퓨터 천재」 등 젊은이들의 눈길을 끄는 책으로 재해석되고, 이러한 콘텐츠는 젊은 세대에게 일상적인 삶 속에서 신앙을 실천하는 모범을 제시한다. 아쿠티스가 제작한 온라인 성체 기적 전시는 물리적 형태로도 만들어져, 유럽과 미국 교구를 순회하며 전시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디지털 세대와 전통 세대를 연결하며 신앙을 더욱 친근하게 전달한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주 말번에는 그와 관련된 상설 전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아쿠티스는 생전 성 프란치스코의 가르침에 깊이 공감하며 아시시에 묻히길 희망했다. 처음에는 아시시의 묘지에 안치되었으나, 2019년 시복 과정에서 유해가 투명한 유리관 안에 옮겨졌다. 나이키 운동화와 청바지 차림으로 안치된 그의 모습은 현대성과 신앙을 결합한 상징적 이미지를 제공한다. 아시시는 아쿠티스의 등장으로 새로운 생기를 얻고 있다. 2020년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11만7000명이 그의 무덤을 방문했고, 그의 유품과 이미지는 아시시의 주요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또한, 그의 심장은 현대식 예배당에 안치되었고, 아쿠티스와 성 프란치스코를 중심으로 한 관광 코스가 구성되었다. 아쿠티스는 젊은 세대에게 친근한 ‘하늘의 청소년’으로, 교회는 그를 통해 현대 기술과 신앙을 결합한 새롭고 창의적인 신앙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교회가 젊은 세대와 소통하며 그들을 신앙으로 이끄는 상징적 인물로 자리 잡고 있다. 그의 시성은 교회가 현대성과 신앙을 통합하며 젊은 세대를 위한 길을 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광주대교구, 일본 센다이교구와 자매결연

광주대교구(교구장 옥현진 시몬 대주교)는 11월 20일 교구청에서 일본 센다이교구(교구장 에드가 가쿠탄 주교)와 자매결연 조인식을 가졌다. 두 교구의 인연은 전 광주대교구장 김희중(히지노) 대주교가 로마 유학 시절 에드가 가쿠탄 주교와 만나면서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광주대교구에서 센다이교구로 파견된 이석(가브리엘) 신부가 다리 역할을 했고 자매결연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조인식에서 옥현진 대주교는 “한일 양국, 그리고 두 나라 정치인들은 아직 하나가 되기 어려운 실정이지만 우리는 이미 하느님 백성으로서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한국과 일본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도 센다이교구를 방문해 하느님의 교회로서 어떤 것들을 본받을 수 있을지 보고 배우겠다”고 전했다. 에드가 가쿠탄 주교는 “이 협력 관계를 토대로 각자의 교구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기쁨과 복음을 전하면서 함께 나아가기를 바란다”며 “이번 교류 모임 제안을 기쁘게 받아주신 대주교님과 교구 신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조인식에는 옥현진 대주교와 에드가 가쿠탄 주교, 이석 신부, 센다이교구 전 교구장 테츠오 히라가 주교 등 한국과 일본 주교·사제 15명이 참석했다.

한국평단협 세미나, “평신도 단체, 청년 참여 환경 조성해야”

청년들과 동행하는 교회를 구현하려면 평신도 단체 또한 중장년뿐 아니라 청년들도 함께하는 조직으로의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젊은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청년 시노드’ 개최 필요성도 개진됐다.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안재홍 베다, 담당 김연범 안토니오 신부, 이하 한국평단협)는 11월 16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청년에게 희망을 – 교회는 청년들과 어떻게 동행할 것인가?’를 주제로 2024 열린세미나를 개최했다. 가톨릭대 김남희(율리아) 교수는 ‘「한국 천주교회 코로나19 팬데믹 사목 백서」에 나타난 청년 사목과 평협의 역할’ 주제 발표에서 “청년들은 자신들을 우선적 사목 대상으로 꼽고 있으며 본당 단체활동에서 봉사하고 싶다는 의견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음을 사목 백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평단협(평협)은 현재 주요 구성원이 50~60대라는 것에 대한 점검과 비판적 성찰을 통해 청년층을 아우르는 구성원의 다양화를 꾀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통합적 사목 관점에서 20대 이후 연령과 성비를 아우를 수 있는 광범위한 평신도 조직을 갖추고 다양한 청년들을 초대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어 젊은이들과 신앙의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며 “이렇게 함으로써 교회에 바라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수용하고 세대와 세대 간 다리 역할을 하는, 신앙이 전수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신학연구소 경동현(안드레아) 연구실장은 주제 발표에 이은 토론에서 “‘2025년 희년과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준비하면서 평범한 길, 젊은이들의 일상생활 여정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올해 5월 국제 젊은이 사목자 회의 담화문을 주목해야 한다”며 “젊은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시노드 여정을 통해 교회 구성원이 젊은이를 진지하게 대면하며 목소리를 듣는 ‘청년 시노드’를 제안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교회는 열성적인 신자 그룹들과의 시노드 경청모임을 진행한 경험이 있어서 그 대상만 젊은이들로 옮기고 일정을 조율하면 가능할 것”이라며 “이 과정을 거친다면 청년들과 어떻게 만날지 몰라 두렵고 당혹스러운 마음이 들던 장년 신자 그룹도 청년사목에 동참하는 작은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열린세미나에서는 이밖에 2027 서울 WYD 사목 기초연구팀에서 활동한 장소현(데보라) 씨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교회 내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한 기초연구팀의 활동과 제안을 소개했다. 포콜라레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은솔(크레센시아), 서태원(토마스) 씨는 올해 8월 동아시아 지역 청년들과 함께한 제주 지역 ‘젠페스트’(GENFEST)를 소개하고 청년들이 주체가 돼 진행한 행사의 의미를 함께 나눴다.

가톨릭신문 다큐 <초원의 바람>, 한국 가톨릭 매스컴대상 수상

가톨릭신문(사장 최성준 이냐시오 신부)이 20여 년 동안 몽골에서 예수님의 복음을 전한 고(故) 김성현(스테파노) 신부의 삶을 그려낸 다큐멘터리 <초원의 바람>이 제34회 한국 가톨릭 매스컴대상 라디오인터넷부문상 수상작에 선정됐다. 주교회의 사회홍보위원회(위원장 이성효 주교)는 11월 15일 제34회 한국 가톨릭 매스컴대상(이하 매스컴대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올해 매스컴대상 대상에는 EBS 다큐프라임 <내 마지막 집은 어디인가>가 선정됐다. 3부작으로 구성된 <내 마지막 집은 어디인가>는 행복한 죽음이 행복한 삶의 마침표가 될 수 있음을 전한다. 매스컴대상 심사위원회는 불편할 수 있는 화두를 세상에 건넨 용기, 조심스럽게 말을 건 신중함, 이미 이런 화두가 일반화되고 있음을 알려줬다며 높이 평가했다. 라디오인터넷부문상에는 가톨릭신문사가 대전교구와 공동 제작한 <초원의 바람>이 뽑혔다. ‘몽골 선교사의 마지막 강의’를 부제로 단 다큐멘터리는 선교사인 김성현 신부의 삶을 통해 행복의 조건과 참된 행복을 전하고 있다. 심사위원회는 신문사에서 만든 영상이면서 약 6만여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어, 인쇄 매체와 영상 매체 간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미디어 사건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다큐멘터리를 기획, 제작한 가톨릭신문 영상팀 신동헌(다윗) 기자는 “지난해 9월 몽골을 사목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몽골교회 사목자들과 선교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김성현 신부의 사목 열정에 대해 이야기했다”면서 “당시 현장에서 김성현 신부의 선교사로서의 삶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가난의 영성을 살아간 그리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제가 몽골의 초원에 있었음을 잊지 않게 하고 싶었다”면서 “다큐멘터리 제작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 준 대전교구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초원의 바람>은 가톨릭신문 유튜브(youtube.com/@KoreaCatholictimes)에서 볼 수 있다. 아울러 올해 매스컴대상 신문출판부문에는 역사소설 「불멸의 노래」(책마실 대표 이종주 이시도로)가 선정됐다. 정조대왕 전후 천주교 신앙이 뿌려지는 사건들 사이에 존재하는 역사적 여백을 작가적 상상력으로 채워 넣어 또 다른 가톨릭 이야기를 시작할 단초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별상은 배현정 원장 등 전진상의원 ‘4명의 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KBS 다큐인사이트 <언니들은 못 말려>가 받는다. 시상식은 12월 4일 오후 5시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다.

종합

경륜만큼 깊어진 신앙으로 ‘인생 후배’ 위해 기도

“‘연세가 들면서 기력이 많이 떨어지신 친정엄마가 수술받고 잘 버티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고 얼마나 혼자 가슴 졸였는지 몰라요. 그런 저와 한마음이 돼서 간절하게 기도해 주신 본당 어르신들이 아니었더라면 저희 모녀는 힘을 얻지 못했을 거예요.” 인천교구 시흥 은행동본당(주임 김태영 요한 사도 신부) 신자 박성해(율리아·54) 씨는 이렇듯 노쇠한 어머니의 인공관절 수술을 앞두고 걱정을 떠안고 있었다. 두려움 앞에 의지할 곳이 필요했던 박 씨는 본당 노인대학 ‘예수성심 아카데미’(학장 박종석 클레멘스) 어르신들에게 기도 부탁을 했고, 중보기도의 위로로 버틸 힘을 얻었다. 수술을 무사히 마친 박 씨 모녀는 “기댈 수 있는 느티나무가 돼주신 어르신들 공로가 가장 컸다”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렇듯 예수성심 아카데미 어르신들은 올해 10월부터 본당 신자들을 위한 기도 봉사를 하고 있다. 본당 이웃에게 위로의 거처가 돼주고자 기도 요청을 받아 기도해 주는 기도 봉사다. 사무실 앞에 놓인 접수함에 신자들이 기도 요청서를 넣으면, 매주 목요일 수업 전 봉사자들이 어르신들에게 사연을 소개한다. 그러면 어르신들은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기도 지향마다 한 달 정도씩 단체로 기도한다. 특별히 마음에 남은 지향에는 ‘기도 전담자’로 자원하는 어르신도 있다. 가정 성화, 선종 가족의 안식, 냉담 가족의 회심, 학업·사업·취업에 대한 일상적 지향도 많이 들어오지만 뇌종양이나 대장암, 공황장애 등 병고에서의 회복을 염원하는 간절한 지향도 많다. 학교 폭력으로 상처받은 아이, 입안의 건조증 때문에 물 없이는 성체를 못 모시는 가족 등 다양한 사연이 들어온다. 신점순(레나다·71) 어르신은 “이렇듯 어디서 이야기 꺼내기 힘든 사연을 떠안은 교우가 많음을 알기에 언제 어디서든 성호를 긋는다”며 묵주를 들어 보였다. 연로한 신자들이 무기력한 존재가 아니라 교회의 적극적인 일원임을 일깨워 주기 위한 기도 봉사는 어르신들이 가진 ‘공감’이라는 영적 보화를 빛내는 장이 된다. 인생의 황혼기, 자기 자신을 위한 기도보다 이웃들의 염원에 경청하는 사랑의 마음을 발휘할 기회가 된다. 박종석 학장은 “기도 신청자의 상황이 어떠할지, 어떤 기도가 필요할지 어르신들은 긴 설명이 없이도 이해하고 눈시울을 붉힌다”며 “경륜만큼 해를 거듭하며 깊어진 어르신들 신앙심에서 우리가 배울 것이 많다”고 말했다. 주임 김태영 신부는 “‘네가 홀로 외로워서 마음이 무너질 때,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라는 생활 성가 가사처럼 본당 어르신들은 신자들에게 희망의 징표가 되고 있고, 자신들 또한 여전히 쓸모 있는 존재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의 2025년 정기 희년 선포 칙서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14항을 언급하며 “노인들의 존재가 보물이며, 그분들의 삶의 경험들과 쌓아 온 지혜가 여전히 젊은 신자들에게 이해와 격려의 원천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고 당부했다.

서울 서원동본당, ‘생명의 책’ 명패 마련

서울대교구 서원동본당(주임 양권식 시메온 신부) 성모상 앞에는 작은 잔디공원이 조성돼 있다. 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담벼락의 붉은 벽돌이 눈에 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벽돌이 아닌 명패다. 이름과 세례명, 태어난 날짜가 새겨져 있는 이곳에서 신자들은 살아있는 이를 위해, 죽은 이를 위해, 모든 생명을 위해 언제든 기도할 수 있다. “생명의 책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불 못에 던져졌습니다”(묵시 20,15)라는 성경 말씀에서 따온 ‘생명의 책’은 신앙과 삶을 되돌아보고 기억하는 공간이다. 신자, 비신자 제한 없이 누구나 일정 금액을 내고 20년간 생명의 책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성모님이 바라보는 자리에 세워진 명패는 총 1380개. 신자들은 자신이나 가족의 이름, 돌아가신 분의 이름과 태어난 날을 새기고 언제든 성당에 와서 기도할 수 있다. 가족의 묘소나 납골당이 멀리 있는 신자들은 생명의 책에 이름을 새기고 고인을 기억하고 자신의 삶 안에서 화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생명의 신비로움을 기억하는 잠깐의 시간은 하느님의 신비를 체험하고 삶의 소중함을 깨닫는 의미 있는 순간을 제공하고 있다. 생명의 책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전영주(마리아) 씨는 “나 자신에게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어 성모님 바로 앞에 있는 명패에 이름을 새겨 넣었다”며 “내 이름 앞에서 잠깐 기도하는 순간이지만 하느님이 주신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삶이 더욱 풍요로워졌다”고 말했다.

2025년 ‘희년’…"일상을 말씀과 전례력으로 꾸며 보세요"

전례력으로 새해가 다가오면서 가톨릭신문을 비롯한 교계 출판사에서 출시한 다이어리와 달력이 다양하다. 신앙과 일상을 함께 기록하는 다이어리 및 2025년 희년의 해 주제인 ‘희망의 순례자들’을 콘셉트로 한 달력 등이 시선을 끈다. 전례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자인으로 많은 신자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모아온 가톨릭신문 다이어리는 이번에도 2025 전례력(다해)을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 한 해의 전례력과 월정표, 주간 일정으로 구분해 매일의 시간 안에서 하느님과 더 가까워지는 순간들을 기억하도록 했다. 주일복음은 물론 주간 일정에 매일의 독서, 복음을 표시해 두었고 일력마다 메모 공간이 있어서 복음 묵상을 기록하고 본당 활동 시 필요 사항을 간단하게 기록할 수 있다.고급스러운 인조가죽 재질 표지에 휴대하기 좋은 130x183x20mm 크기도 장점이다. 기도문 및 성지 안내도가 게재돼 성지순례 때도 유용하다. 성지안내도는 지역으로 구분해서 실제로 성지 방문 일정과 동선을 잡는 데에 효율적이다. 가톨릭출판사는 벽걸이, 탁상, 북마크 등 세 가지 타입 달력과 탁상 메모 다이어리, 일므디 다이어리를 선보였다. 6가지 종류의 벽걸이 달력은 세계의 성당, 성화 등으로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고 일상에 평온함을 더하는 주제들을 담았다. 명화가 들어간 ‘유화로 만나는 하느님의 집’ 달력은 출판사 베스트셀러에서 발췌한 구절이 들어가 특별함을 준다. 탁상 메모 다이어리는 기존 A4 크기에 더해서 B5 크기를 새롭게 추가했다. 일므디 다이어리는 13개월 월간 플래너와 206쪽 프리노트로 구성됐다. 바오로딸은 ‘희망의 순례자들’을 주제로 매달의 희년 대상 일러스트와 기도문으로 된 탁상달력을 제작했다. 대상은 커뮤니케이션 종사자, 경찰, 자원봉사자, 장애인, 조부모, 주교와 사제, 젊은이, 이민자 등이다. 희망의 순례 여정을 걸어가는 우리 모두를 대상으로, 우리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이웃과 함께 연민과 공감의 여정을 걸어가자는 취지다. 노정원(헬레나) 씨의 일러스트가 따뜻하다. 매년 발행되는 ‘주님과 함께’ 탁상달력은 교회 전례력을 따른 성경 구절과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일러스트로 구성됐다. 매일 미사 안에서 봉독 되는 말씀 중 한 구절을 넣었기에, 전례력을 따른 신앙생활을 충실히 하도록 도와준다. ‘말씀과 함께’ 수첩은 달력, 연간·월간·주간 계획, 성경 통독 계획표 등 필요한 구성만 알차게 넣었다. 탄소 중립 실천을 위한 종이 커버 표지, 생태계 회복을 희망하는 뜻의 일러스트 내지도 주목된다. 생활성서사의 ‘2025 소금 다이어리’는 말씀이 삶 안에 뿌리내려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 전례력이 포함된 ‘플래너’가 연간, 월간, 주간으로 구성돼 있어 전체 일정 관리에 유용할 뿐만 아니라 신앙생활에 도움이 될 ‘성경 통독표’와 ‘주요 기도문’ 등이 수록돼 있다. 또 월간 플래너에는 성월과 축일 및 주요 국가 기념일이, 주간 플래너에는 주일 복음 문장과 주요 축일 등이 포함됐다. 주간 플래너의 주일 부분에는 ‘기도’와 ‘감사’의 공간을 만들어 화살기도나 한 주의 지향을 기록하도록 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소아암·난치병 환아 위한 ‘2024 산타가 되어주세요’ 캠페인 실시

“사랑의 산타가 되어 아이들에게 따뜻한 성탄의 기억을 선물해 주세요.”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이사장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 이하 본부)는 병원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아야 하는 소아암·희귀 난치병 환아들을 위한 ‘2024 산타가 되어주세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무거운 병마와 싸워야 하는 아이들이 성탄절의 기쁨을 느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2006년부터 매년 펼쳐지는 나눔 캠페인이다. 캠페인은 어른도 견디기 힘든 치료 과정을 이겨내는 아이들과 그 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기회가 된다. 투병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아이들은 몸과 마음의 큰 고통을 떠안게 된다. 한국에서는 하루 평균 4명의 어린이가 소아암 진단을 받는 만큼 많은 사람의 동참이 필요하다. 본부는 캠페인은 11월 1일부터 12월 20일까지 진행되는 캠페인을 통해 환아들에게 포근한 침구 세트, 또래 친구들의 응원 메시지가 담긴 성탄 카드를 선물할 예정이다. 침구 1세트는 17만 원 상당이며 슈퍼 싱글 사이즈 이불, 패드, 베개로 구성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아들에게는 치료비와 생계비도 지원해 더욱 큰 힘이 되어줄 계획이다. 또한 본부는 후원금이 초과 달성되면 더 많은 아이에게 성탄 선물을 전달할 예정이다. 지난 캠페인을 통해 침구를 선물 받은 레녹스가스토증후군 환아 도준이(가명)의 어머니는 “오랜 투병으로 지친 아이에게 많은 분이 따뜻한 이불을 덮어주시는 것 같아 울컥했다”고 말했다. 레녹스가스토증후군은 소아 뇌전증의 가장 심한 형태로도 알려졌다. 도준이 어머니는 “이 선물로 아이도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든든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 후원 계좌 : 우리 454-005324-13-044 (예금주 (재)천주교한마음한몸운동본부) ※ 문의: 02-774-3488 한마음한몸운동본부